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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발명품

춘양목연구회 2012. 11. 30. 23:43

 





만화영화 <월레스와 그로밋>을 보면 실제 현실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발명품들이 많이 나옵니다. 달나라까지 갈 수 있는 우주선이나 주인 대신 강아지를 산책시켜주는 로봇, 양을 목욕시키고 탈수까지 책임지는 자동 목욕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름만 들어보면 이 발명품들은 꽤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대상에게는 지옥입니다. 산책 로봇은 강아지가 변을 보든 무엇을 하든 사람처럼 기다려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끌고 다닙니다. 자동 목욕기는 양에겐 고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이 보이는 이런 발명품들은 영화 속에선 소동의 주범이 되어 주인공의 속을 썩이지만, 관객들에겐 큰 웃음을 선사하는 유쾌한 소재가 됩니다. 



<사진: 월레스와 그로밋 中>



그런데 주변을 잘 살펴보면 <월레스와 그로밋>에서처럼 보기만 해도 폭소를 일으키게 하는 엉뚱하고 재미있는 발명품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무척 많이요. 실제로 미국에선 지난 1991년부터 매년 괴상하고 유별난 연구와 발명에 시상하는 이그노벨상(IgNobel Prize)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이그노벨상은 하버드대학교의 유머 과학잡지인 ‘애널스 오브 임프로버블 리서치’가 과학에 대한 대중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 제정한 상으로 매년 평화․사회학․물리학 등 10개 분야로 나눠 수상작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마스크로 사용할 수 있는 브래지어와 사람들의 말을 방해하는 전파기계 등이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또한 독일의 일간지 SZ(Sueddeutsche Zeitung)에서는 역사상 가장 희한한 발명품으로 화재 발생 시 변기 속에 있는 공기를 마셔 질식을 예방하는 공기 흡입기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SZ의 설명에 따르면 이 발명품은 고층 건물에서 불이 나면 화장실의 변기에 공기 흡입장치를 넣어 그 속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소방관의 구출을 기다리면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공기 흡입기는 변기 속의 공기가 발명자의 생각대로 신선할지, 아니면 악취로 먼저 기절할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어 아직 실용화되진 못했다고 합니다.




<사진 : 브래지어 마스크 (출처 : www.improbable.com ) >

<사진 : 변기 공기 흡입기 (출처 : www.toilet-guru.com ) >


황당한 발명품의 행진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얼마 전 네티즌들 사이에선 ‘진도구’라 불리는 발명품들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진도구란 진기한 도구를 뜻하는 일본 신조어로 1987년 일본의 괴짜 발명가 가와카미 켄지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진도구는 실용성이나 상품성은 없지만 오직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거나 하나의 기능만을 갖추기 위해 개발된 물품들을 말합니다. 때문에 다른 발명품과 달리 한 눈에 봐도 그 기능을 알아맞힐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 물건들이 얼마나 황당할지 기대되시죠? 세상에서 가장 황당한 발명품! 그 정체를 하나씩 공개해 드리겠습니다.

이곳은 진도구라 불리는 발명품을 전시한 ‘엉뚱 황당 발명전’의 내부입니다. 여기서는 소리를 모아주는 헤드폰, 코풀기 전용 롤 티슈 등 재미있고 황당한 발명품을 직접 만져보고 착용해볼 수 있습니다. 




1.음료수 모자



이 음료수 모자는 물을 수시로 섭취해야 하는 분들에게 유용합니다. 모자 양 옆에 달린 음료수 병에 긴 빨대가 연결되어 있는데 이 빨대를 통해 음료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자전거를 타거나 양 손에 짐을 들고 있어 음료수를 꺼내 마시기 어려운 분들에게 그만입니다.




2.안약 안경



손쉽게 안약을 넣을 수 있는 안경입니다. 이 안경을 쓰면 눈 밖으로 흘리지 않고 깔끔하게 안약을 안구에 주입할 수 있습니다. 효과는 있겠지만 글쎄요, 정작 쓸 사람이 있을까요?




3.태양열 오븐



태양열을 이용해 요리를 할 수 있는 친환경 오븐입니다. 햇볕이 뜨거울 때 이 오븐을 펼치면 태양열이 냄비에 든 음식물을 요리해줍니다. 취사도구가 없거나 땔감이 없는 사막 같은 곳에서 유용하다고 합니다. 




4.코풀기 전용 롤 티슈



코를 자주 푸는 분들을 위해 발명된 코 풀기 전용 롤 티슈입니다. 콧물이 흐를 때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는 번거로움 없이 두루마리 휴지로 바로 코를 풀 수 있습니다.





5.양방향 신발



신발을 벗고 신을 때 방향을 바꾸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바로 신을 수 있기 때문에 신발을 신을 때 시간도 단축해줍니다.



6.소리를 모아주는 헤드폰



이 헤드폰은 아무리 작은 소리도 크게 들을 수 있게 해줍니다. 헤드폰의 넓은 입구가 주변의 모든 소리를 모아줍니다. 모양이 썩 좋진 않아도 귀가 어두운 할머니, 할아버지께 선물해 드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7.사다리 샌들



키가 작은 여성분들에게 꼭 필요한 샌들입니다. 특히 높은 곳에 있는 짐을 꺼내거나 청소를 할 때 받침대를 들고 오르락내리락 하며 일을 처리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 샌들을 신으면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업무를 볼 수 있습니다. 키 높이 신발 대용으로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8.미아 방지용 벨트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을 위해 발명된 벨트입니다. 특히 쇼핑 등으로 양 손이 자유롭지 못할 때나 자녀가 많아 일일이 손을 잡아주지 못할 경우 자녀에게 이 벨트의 손잡이를 잡고 있으라고 하면 자녀와 떨어질 위험 없이 안전하게 집으로 귀가할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세상에서 가장 황당한 발명품 몇 가지를 살펴봤는데요, 생활의 편리를 돕기 위해 개발된 다른 발명품들과 달리 이그노벨상 수상작들이나 변기 공기 흡입기, 진도구들은 사실상 아무 쓰임새가 없거나 쓰면 쓸수록 오히려 불편하기만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실용성 제로인 이 발명품들은 도대체 왜 만들어진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엉뚱함이야말로 창작의 원천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그노벨상의 창시자 마크 에이브러햄스는 수상작을 선정할 때 ‘이 연구가 사람을 웃게 만드는가, 그렇게 웃긴 뒤 이 연구가 사람에게 생각을 하게 하는 여운을 남기는가?’에 기준을 둔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엉뚱한 발명품을 보면 우선 ‘뭐 이런 게 다 있어?’라며 웃습니다. 하지만 그 후 ‘이런 발명품은 어떤 생각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어떤 발상이 이런 제품을 만들게 한 것일까?’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즉 황당한 발명품은 틀에 갇힌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버리고, 창의적인 발상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단서가 되는 것입니다.

그레이엄 벨이 발명한 전화기도 처음 개발되었을 당시엔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장난감’이라는 비웃음을 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장난감’은 이제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혁명적인 아이디어는 발상의 전환에서 태어납니다. 당장에는 황당하고 쓸모없을지 몰라도 바로 이러한 창의력이야말로 우리 산업이 발전하는 중요한 밑거름인 것입니다.
끝으로 상상력을 키우는 다섯 가지 발상법을 보너스로 알려드리며 이야기를 맺겠습니다. 






1.섞기 : 비슷한 혹은 전혀 다른 두 가지를 조합해 새로운 결과물을 얻어낸다.
2.통합 : 모든 기능을 하나로 합친다. 맥가이버 칼도 이런 발상의 산물이다.
3.개선 : 현재 갖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해 바꿔보려는 발상력을 키워라.
4.차용 : 기존의 기능을 다른 목적이나 다른 방향으로 사용하도록 생각의 전환을 하라.
5.상상 : 전에 없던 관로운 것을 떠올려라. 완벽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면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