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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없는10대 쇼핑몰로 억대매출올려

춘양목연구회 2011. 1. 9. 08:56

겁 없는 10대들…쇼핑몰로 억대 매출 올려
기사입력 2011.01.08 21:42:29 | 최종수정 2011.01.08 22:14:45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처음엔 학생이 무슨 사업이냐고 주위에서 욕했죠. 지금이요? 다들 얼마나 버냐며 부러워해요"

지난 6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를 위해 모인 4명의 10대 사업가들은 쇼핑몰 사업 성공으로 자신들을 보는 시선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4명의 고등학생들이 각자의 사업 노하우와 고충을 토론하는 모습은 현역 CEO들의 세미나를 연상케 했다.

이들은 모두 온라인 쇼핑몰 관리업체 `메이크숍`의 고교생 쇼핑몰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사이다. 메이크숍은 전국 각지의 고등학교와 협력해 직접 쇼핑몰을 운영하는 학생들에게 운영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쇼핑몰 운영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겐 장학금도 지급한다.

이날 모인 4명은 메이크숍이 지원하는 학생들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실적을 올린 운영자들이다. 전남 영광에서 지역특산물 쇼핑몰인 `법성몰`을 운영하는 박다준(19·법성고 3년)군은 지난해에만 2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나머지 3명도 월 300만~1000만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어엿한 `사장님`들이다.

4명의 10대 사업가들은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자신만의 비즈니스 전략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정장 쇼핑몰 `싸다구`를 운영중인 이유연(18·서울여상 2년)양은 "쇼핑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모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양은 `얼짱` 모델을 찾기 위해 직접 홍보 모델 검색 사이트에 가입해 후보자들을 물색했다. "2~3명의 후보자 중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투데이가 가장 높은 모델과 계약했다"고 이 양은 설명했다.

경남 거창에서 지역특산물 쇼핑몰 `대성몰`을 운영중인 박소진(19·대성일고 3년)양은 거창 사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여름방학 동안 홈페이지의 홍보 체험관을 직접 만들었다. 박 양은 "한 달 반 동안 학교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열심히 만들었더니 거짓말처럼 방문자 수가 올라가더라"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사업을 하다보니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여성 의류 쇼핑몰 `빡시`를 운영하고 있는 안은실(19·오산정보고 3년) 양은 제품 홍보 사진을 촬영할 때의 굴욕담을 털어놨다. 안 양이 야외촬영을 위해 인사동 근처 까페에 들러 잠시 짐을 두고 주변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할 때의 일이다. 안 양이 쇼핑몰 주인임을 감지한 까페 주인은 안 양을 불러 장사에 방해되니 얼른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안양은 "커피값을 계산하고 나가려고 하니 주인이 돈 안 받을테니 다신 오지 말라고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창 공부할 나이에 사업을 한다고 하니 주위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법성몰` 운영자 박다준 군은 먼 친척뻘 되는 할아버지에게 전화가 와서 "왜 공부 안하고 일을 하냐"는 꾸중을 들었다고 했다. 다른 3명의 학생들도 "학생이 무슨 사업이냐. 허세 부리지 말라"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핀잔에 마음 상하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들이 최근 사업에 성공하면서 상황은 긍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박다준군이 운영하는 쇼핑몰 `법성몰`은 올해부터 각종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고등학생이 운영하는 `대박 쇼핑몰`로 유명세를 탔다. 박 군은 "공부 안한다고 꾸중하던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이제 모두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은실양은 지난 2009년 전국 고등학생 쇼핑몰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안 양은 "아버지께 쇼핑몰 사업계획서와 상품으로 받은 노트북을 보여드리니 감동하셨다"고 말했다. 박 군과 안 양은 모두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올해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하게 됐다.

4명의 학생들은 일에 매달리느라 평범한 학교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것에 후회가 없다고 했다. 쇼핑몰을 운영하며 자신만의 꿈을 찾았기 때문이다.

스티브잡스가 롤모델이라는 박다준군은 "쇼핑몰을 운영하기 전엔 아무런 목표도, 희망도 없었다"며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글로벌 기업을 경영해보고 싶다는 나만의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소진 양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 나이는 중요치 않다" 며 "나만의 브랜드를 런칭해 샤넬과 같은 CEO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정지성 기자]